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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무고, 피해자 두번 울린다
작성일. 2018.09.05     작성자. 관리자

여성인권상담소·시설협 ‘성폭력 피해자 토론’
“성폭력 피해자가 또 다른 피해자 될 수 있어”

성폭력 혐의를 부인하기 위한 역고소가 만연해지면서 성폭력 피해자가 무고 피의자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제주여성인권상담소·시설협의회는 27일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2017 가정폭력·성폭력·성매매 예방방지 사업으로 ‘성폭력 피해자가 무고죄 피의자가 되기까지’ 토론회를 개최했다.

황지영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공동대표는 ‘성폭력사건에 있어서 무고죄, 다시 생각해보기’를 주제로 한 발제에서 “우리사회에서 성폭력은 발생률이 증가하고, 다양한 유형의 성폭력이 발생하고 있지만 신고율과 기소율은 낮은 범죄”라며 “성폭력에 대한 사회적 제재와 피해자 보호 인식의 토대가 잘 마련됐다고 보기 어려운 현실에서 성폭력무고는 ‘억울한 피해자’가 발생할 가능성뿐만 아니라 성폭력 피해자들이 또 다른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황 공동대표는 이어 “성폭력 무고에 대한 개념을 재논의하고, 성폭력 무고를 판단하는 엄격한 기준이 미치는 문제를 인식해야 한다”며 “무혐의, 진술철회, 진술의 불일치와 무고 판단의 상관관계를 면밀히 따져 물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지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성폭력 무고와 형사절차의 쟁점’을 주제로 한 발제를 통해 “피의자에게 ‘무죄 추정의 원칙’이 있다면 성폭력 피해자에게는 ‘무고죄 추정의 원칙’이 적용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성폭력 혐의 사실을 부인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무고의 맞고소가 만연해지면 무고죄의 피의자로 인지된 성폭력 피해자는 더 이상 성폭력 피해자 보호를 위한 국선변호사제도, 진술권 등을 행사할 수 없게 돼 의심·비난·편향된 수사를 제어하기 위해 구축한 현행 법률의 효과는 사실상 무화되는 셈”이라고 진단했다.

발제에 이어 김보화 한국성폭력상담소부설연구소 울림 책임연구원은 ‘사건으로 살펴 본 성폭력 무고죄 문제점’이라는 주제의 토론문을 통해 유명 연예인의 성폭력 사건을 사례로 들며 “유명 연예인들과 소속사측이 변호사와 결탁해 상업적으로 역고소·기획고소가 일어나고 있다”며 “성폭력 무고는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조작되고 부추겨지고, 반성폭력 운동이 아니라 역고소 대응 운동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김수진 법무법인 참솔 변호사는 ‘지역에서의 성폭력 무고죄 사건 추이’에서 “성폭력 피해자들은 피해를 당하고 난 후 가해자들과 연락해선 안 되고, 고민할 시간도 없이 바로 고소해야 되며, 금전을 요구해서도 안된다”며 “이 같은 매뉴얼을 지키지 못한 어리석은 피해자들은 무고죄를 범한 죄인이 되어 중형을 받고, 평생 억울하게 살아가게 된다”고 지적했다.

 

홍창빈 기자 headlinejeju@headlinejeju.co.kr